가을 편지
사진. 혜원 전진옥
가을이 오기까지
푸른 초원을 쓰다듬는 바람과 같이
꿈을 더듬는 소박한 일상
참 많이도 바쁜 여정을 보냈지
풀 내음이 묻어온 풋풋한 바람결도
이제 한 굽이 돌아서서 멀어져 가니
노을진 그리움이 가슴에 물결치듯
그렇게 선홍빛으로 물들어 가는구나
코스모스 하늘하늘
고추잠자리 낮은 비행
가을 향기 포근히 감싸 안고
가을 풍경을 쓱 펼쳐내었어
국화 향기 진하게 번지는 가을아
사색을 통해 깨어나는 맑은 그리움
빈 마음이면서도 차오르는 그 무언가가
왠지 부유해지는 청빈한 가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