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꽃이 피면
혜원 전진옥
저녁 어스름 하얀 박꽃이 피면
어둑한 어둠살이 내리면서
밥 짓는 연기가 지붕 위로 오른다
어머니의 무명 치맛자락에는
가족애를 감싸 안고
삶을 길어 올리셨는데
순박한 박꽃의 너울 위로
달빛 스민 은은한 여름밤이
그래도 다복하였구나
한 여름밤 아스라이
고향의 서정을 가득히 안고
저리 하얀 박꽃이 피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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