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원 전진옥 추석시 모음
by 혜원시인 2019. 9. 10. 14:24
추석 맞이
혜원 전진옥
눈썹달 차오르면
환히 밝아오는 둥근달빛
온누리에 내리는 안온함
중추절 한가위
따스한 사랑 이야기로
풍성히 꽃 피우는
어머니의 정성으로 차려진
넉넉한 풍요로운 추석
더도 덜도 말고
가족 친지 만나는 기쁨으로
송편 빚고 사랑도 빚는
추석날처럼만 다복하자.
따뜻한 추석
홍시
갈잎 진자리 고운 추억 불러 오려나까치밥 하나 덩그러니 찬 바람에 휑하구나
잘 익은 홍시 하나 세월 너머로 바라보아도 본향 모습 선연하게 정 깊은 세월 어룽지는데
어머니의 크신 사랑은주렁주렁 홍시로 무르익어사모의 정 애틋함을그리움으로 붉히고 있네.
추석
너른 품 쪽빛 하늘에 수줍은 손톱 달 (滿月) 만월로 차오르면
햇곡식 가을을 따다가송편 빚고, 정담도 빚어서 조상님께 절 올리고
땀으로 이루어진 결실 풍요로움 나누면서 오손도손 가족애를 돋우자
삶의 여정 힘들어도 달님만은 어머니 품속 한가위만 같기를 기원하며..
추석이 올 무렵이면 괜스레 설레는 마음은 이미 고향을 그리워한다
깊어가는 가을 날씨에담장 위에 붉은 호박밤, 대추도 영글어갈 텐데
언제나 어머니가 계신 곳! 가족 친지를 만나는 기쁨으로
고향을 향한 그리움이 앞서지
올 추석에도 우리 만나반가움의 장을 풀어놓고
맑은 잔술 기울이면 좋겠다
땀 흘리며 지내온 나날쉼이 되는 넉넉함으로안온한 한밤을 데우면서..
한가위 보름달
두리둥실 둥근 달님추석 향연의 달빛으로가을 한밤을 데우는 님
소원 소망 가득 안고밤하늘에 수를 놓아따뜻한 나눔 선사 하였구나
저 달 속에 울 엄마달빛 사랑으로 부서지나온유하고 부드러워라
우리 님네 둥근 세상 휘영청 만월의 달빛인 양
두둥실 한가위만 같아라..
홍시가 익어가면
감나무에 홍시가 주렁주렁 따가운 볕에 제 몸 익히며 탐스럽기도 하여라
마음도 키 크는 가을에는 왠지 모를 상실감에 알싸한 심연에 들기도 하는데 내 마음도 저와 같이 내실을 익히는 고운 마음으로 선홍빛으로 물들면 좋겠어 고향 서정 물씬 풍기는 홍시가 그나마 정 깊은 향수를 불러오기에 쓸쓸해도 더없이 좋은 가을..
안부
가을 반란 (斑爛) 속에길을 잃어버렸나어둠이 달려드는 퇴근길까치 한 마리 청아하게 울어댄다
며칠 후면 정확히 떠오를 한가위 보름달내게 고향 소식이라도전해주려는 거니
이맘때면 내 아버지허리춤 추스르고몇 번이고 쳐다볼 달력날수 줄어들기만 기다리시겠다
우짖지 마라이미 마음은
까치발 들고 고향 동구 밖
어둑어둑 초저녁 하늘 수줍은 손톱 달 외로움으로 떠오르면서너 줄의 안부를 적어
시로 만들어 띄워 보내리라.
어느새
가을이 성큼 왔습니다
땀으로 익힌 가을과 함께
온 가족이 맞이하는 한가위
송편도 빚고 사랑도 빚어서
넉넉하고 풍성한 추석 명절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한국다온문예 혜원 전진옥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