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혜원 전진옥
오르고
오르고
또 올라보지만
더 오를 길 없어
몸 부리고 마는
아름다운 생生
가을날에 오롯한
담쟁이 붉은 단풍
우리네 삶 같아라
영원함은 없어라
혜원 전진옥
오르는 길에
꽃이 피었더니
내려오는 길엔
잎 진 꽃잎뿐이더라
선연한 향
마음 안에 가득한데
삼라만상 돌아가니
영원함은 간데없어라
인생
혜원 전진옥
꽃이 피는가 싶더니
어느새 지고 있는가
가여운 인생아
흐르는 것이 삶이고
지는 것이 인생이라면
슬퍼하거나 외로워 마라
어차피 한 번 왔다가는 인생
너뿐이겠느냐
나도 가고 너도 가고
우리 모두 가고 있거늘.
가을 풍경을 TV로 보는 것 같은 멋진 출판단지의 건물 또한 아름답다
담쟁이 사랑
혜원 전진옥
담쟁이의 푸르른 날
한세월 움켜쥐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한결로 오르더니
혼신을 다해
불태운 열정
그대 삶이 익어서
더없이 아름다워요
내 푸르른 날들
그대와 같이 익어서
나또한 누군가에게
가을 선물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