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을 향기
혜원 전진옥
동지를 지나 한밤중
함박눈이 소복소복 쌓이어
안온한 한밤을 데워줍니다
한해를 사르고
새해를 열어오는 세밑에서
하얀 세상, 새날을 열어오려나 보아요
그리운 것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잘 익어 빛을 발한 다지만
눈 오는 날 어머니가 끓여주신
무시레기 된장국에
무 밥, 호박떡은 또 얼마나 따끈했는지요
그리 따뜻했던
그해 겨울이 돌아와
어머니 생각을 지펴줍니다
어머니가 지펴주신 겨울향기는
제 마음에 꽃으로 피어나
꿈 빚는 아름다운 노래가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