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가을
혜원 전진옥
손짓하지 않아도 오는 가을
수채화물감을 풀어놓은 듯
참 예쁜 가을이 찾아왔다
흐르는 구름은
마치 내 마음을 싣고
유랑이라도 하는 듯 흐르고
미약한 바람에도
눈물 날 것 같아
마음의 창문을 꼭꼭 닫아야겠어
또 이렇게 한세월 건너가며
내가 나에게 반문한다면
익어서 아름다운 가을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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